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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신

5년 전만 해도 내가 기업에 취직할 줄 몰랐지만 중동과 아프리카를 다니며 영업을 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기업에서의 해외영업 실무자로 일하고 있지만 나는 내 지역에서 해외 영업이라는 표현보다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맡은 지역에서는 내 자신이 사장의 마인드를 갖고 고민하며 사업을 일꾸고 키워 나간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기업에 속해 있으면 진정한 장사꾼이 될 수가 없다.

사장의 고민과 직원의 고민의 스펙트럼 범위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회사 주변에 부대찌개 체인점이 있는데 점심시간에는 항상 주변 회사원들로 가득 차고 줄 지어 있다. 가게 주변에 있는 오피스텔 빌딩 외에는 큰 거주 단지가 없기에 점심 장사가 주요 매출원으로 생각되는데, 점심에만 반짝 번 수익을 어림잡아 생각해봐도 가게 사장님이 자연스레 부러워 진다.

부담스럽지 않은 한끼 가격과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메뉴를 보면 어느새 우리 동네 주변 부대찌개 가게가 없는지 생각해 보고 부대찌개 가게 주인을 잠시 꿈꿔 본다.

언젠가는 나만의 철학과 내가 경험한 메뉴 및 인테리어로 구성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은 것이 내 꿈이다. 음식 장사만이 아닌 고객에게 미각, 후각, 시각의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장사를 하고 싶다. 냄새에 빠져 들도록 만들고 인테리어에서 시선을 끌게 만드며 맛에서 ‘잘 왔다’고 만족 결과를 내리게 이끄는 식당 운영을 꿈꾼다.

예전에 회사의 어떤 분은 구멍가게와 기업의 차이는 사장이 없을 때도 시스템을 갖춰 장사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자영업자들의 구멍가게는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장사의 신’에서는 오히려 자영업자들의 작은 가게는 대형 체인 음식점에 비해 더 유연하고 다양하게 손님을 끌어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앞서 말한 ‘시스템’이 오히려 기업에서는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연한 대처와 새로운 아이디어 적용에 방해가 된다는 말이다.

이와 함께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이자 술장사의 신이라 불리우는 다카시 사장은 그의 책 ‘장사의 신’에서 그의 노하우을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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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즐거우면 장사는 저절로 잘 된다>

다카시 사장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작은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이다. 현재 그는 20개가 넘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명이 넘는 선술집 사장을 키워낸 이자카야의 전설로 불리운다.

그가 말하는 장사의 본질은 ‘접객’이다. 접객은 뜻풀이 그대로 손님을 접대하는 것인데 그 의미는 얼마나 손님들을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여부이다. 그는 메뉴의 종류, 음식의 수준 그리고 입지 선정 보다도 이 접객을 음식 장사의 성공 요인으로 꼽느다.

접객이 없는 가게의 전단지 홍보는 매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접객은 고객을 따뜻하게 맞이 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서 베어 나오는 정취, 위트 있는 메뉴 이름 선정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따른 유연한 대처 등 고객과의 Interaction이 이뤄 질 수 있는 모든 부분을 포함한다.

<고민의 깊이가 접객의 정도를 이끈다>                                                                                              

손님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접객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하는 직원이 없다면 그 가게는 손님을 즐겁게 만들 수 없다. 이 부분은 음식점 운영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에도 적용 된다. 본인이 맡은 업무의 발전을 위해 깊게 고민하지 못한다면 전혀 새로운 대안 없이 뒤쳐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식당에 방문 할 때면 가게의 규모와 (구멍가게에서 체인점) 상관 없이 종업원들의 ‘접객’ 모습을
유심히 본다. 건네는 말에 담겨진 힘과 열정에서 서빙하는 모습 그리고 그 중간 중간에서 제공 될 수 있는 배려들을 주의 깊게 본다. 종업원들은 가게 주인이 아니기에 맡은 서빙 역활 이외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래서 종종 실망도 하고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다음에는 오지 말아야 겠다는 판단이 서기도 한다.

밥을 먹기 위해 가는 음식점에서 음식의 맛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배고플 때는 모든지 다 맛있다. 하지만 음식의 자체의 맛 뿐만 아니라 음식점에서의 좋은 기억의 맛, 즐거움의 맛이 곁들인다면 단골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가격이 싼 것이 능사가 아니고 좋은 입지에 규모가 큰 것도 승부점이 아니다. 즐거움을 줄 수 있어 매력에 빠지게 할 수 있는 가게이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기분이 좋을 때 살 맛 난다고 얘기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듣는다. 음식점 성공은 손님이 ‘맛있네’라고 말하는 것 보다 ‘잘 왔네’라는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것이 아닐까? 잘 왔다는 판단은 맛에 대한 평가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잘 왔다는 말은 곧 다음에도 또 오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