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아프리카 101: 나이지리아 Igbo 부족과 Hero 맥주의 연결고리

참고의 글: 연재 형식인 ‘아프리카의 가능성’과 별도로 ‘아프리카 101’ 연재을 시작합니다. 영어권에서 101은 기초 단계를 의미합니다. 대학교에서 101 수업은 주로 신입생들이 수강하는 기초 단계 수준의 수업니다. 예를 들어 Finance 101의 경우 재무학 기초 수업이고 이후 단계별 200, 300, 400 단위의 난위도가 높은 전공 수업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 101’ 연재 글을 통해 인문학 관점에서 짧고 쉬운 형식의 아프리카 이야기를 담을 계획입니다. 아프리카에 가보지 못하더라도 ‘아프리카 101’연재 글을 통해 54개국의 다양한 아프리카 모습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연재) 아프리카 101: 나이지리아 Igbo 부족과 Hero 맥주의 연결고리

만약 소비재 산업에 종사하는 해외영업 사원이 아프리카에 진출해야 한다고 하면 어느 국가가 가장 중요할까? 54개국 모두 다 진출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자본이 요구 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제품을 구입해 줄 넉넉한 인구와 경제규모와 성장이 뒷받침 되는 시장에 진출해야 하지 않을까? 아프리카 진출을 염두하는 전 산업의 기업들에게 나이지리아는 1순위일 것이다. 1억 7천만 명이 넘는 인구에 남아공과 매년 GDP 규모 1위 자리를 경쟁하는 곳인만큼 아프리카 진출에 나이지리아를 제외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시장 진출이 성공을 보장 하지는 않는다. 같은 대륙의 남아공 기업들도 나이지리아 진출에 실패 후 본국으로 철수 하는 사례가 많다. 250개가 넘는 다양한 부족과 언어 그리고 높은 자원 수출 의존도에 따른 경제 성장 불안정성과 환율 문제로 많은 리스크를 품고 있는 곳이 나이지리아이다. 리스크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지의 문화와 사정을 고려하는 유연함이 중요하다. 이번 연재에서는 글로벌 맥주 기업 SABMiller에서 선보인 HERO 맥주의 성공적인 진출 배경이 되는 나이지리아 대표 부족 Igbo 부족과의 연결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Igbo족에 대해 알아보자.

<Igbo and Republic of Biafra>

나이지리아에는 정말 많은 부족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 대표 부족들로는 Hausa, Yoruba, Igbo족이 있다. Igbo족은 전체 인구의 20%이상을 (약 4,000만 명) 차지한다. (Yoruba족의 음악은 앞서 소개한 Afrobeat 음악 장르 탄생에 영향을 주었다.)

(Hausa족은 북쪽에, Igbo족은 남동부, Yoruba족은 남서부에 대다수 거주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장을 갔을 때 택시를 타고 미팅 업체를 만나러 가는 도중 기사가 해준 얘기가 상당히 인상 깊었다. 나이지리아에서 무역 포함 상업 분야에는 Igbo족이 주로 종사하고 있고 그들과 협상하기 쉽지 않으니 오늘 만나는 파트너사가 어느 부족 출신인지 아는 것을 추천해 주었다. 그들에게는 뛰어난 사업 감각 (business acumen)이 있다는 것을 덮붙였다. 마치 동부 아프리카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인도 이민 후손들과 서부 아프리카의 레바논 이민자들이 떠 올랐다. 매체를 찾아봐도 Igbo족이 상업 분야를 주도하는 설득력 있는 이유는 찾지 못했다. 대부분 그들의 사업가 마인드(entrepreneurship) 등 성향을 공통적으로 말하지만 타 부족 대비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납득 되는 설명을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나이지리아 원유개발 지역이 그들이 거주하는 남동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돈이 모이는 곳에 기회도 많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나이지리아 내 유전 지역 대부분이 남쪽에 분포해 있다.)

또한, 거주 지역이 해안과 밀접해 있기에 예전부터 무역거래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 안에서 부족원들을 지원함으로써 Igbo족들이 대체로 상업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짐작해본다.여러 자료를 찾아보다 그럴듯 한 해석이 담긴 글을 발견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Ibgo족의 가면 축제를 정리한 문화재청 블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덧붙여 있다.

“이보족은 다른 민족에 비해 중앙집권적 정치체계를 형성하지 않았다. 주로 농업에 종사했지만 영국의 식민통치를 거치면서 기독교와 서구식 교육을 수용하고 일찍부터 상업적 재능을 발휘했다. 이보족은 나이지리아의 다른 대도시로 이주하여 지역마다 상당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Igbo(이보)족 소개시 Biafra(비아프라)와 비아프라 독립전쟁 소개를 빠트릴 수 없다. Biafra 공화국은 과거 약 3년 정도만 존재하였고 현재는 아프리카 지도에서 찾아 볼수 없는 국가이었다. SABMiller에서 나이지리아 진출을 위해 만든 HERO 맥주에는 Biafra 역사가 담겨 있다. Biafra 국가 설립과 독립전쟁은 현재 나이지리아의 복잡 다양한 부족 구성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연합 정부를 설립하였으나 대표 3개 부족들은 각자가 권력을 독점하고 싶어 했다. Igbo족이 먼저 선점하였으나 최대 부족인 Hausa(하우사)족이1966년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손에 넣었다. (Hausa족은 대부분 무슬림으로 구성되어 있고 Igbo족과 Yoruba족은 영국 식민지 시절 대부분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종교적 차이가 많은 희생을 야기하는 것을 중동 정세를 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같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종파 갈등으로 빚어진 분쟁은 아직도 현재형이다. 나이지라는 200여개의 다양한 종족이 존재하기에 복잡 다양한 종족간 대립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이었다. (영국의 식민 통치 시절 기독교로 개종한 Igbo와 Yoruba족이 식민통치에 협력하며 무슬림인 Hausa족을 핍박하였던 부분을 고려하면 오래 전부터 대립은 발생 되었다.)

문화적, 경제적 및 종교적 불평등 안에 감정을 골을 깊어졌고 이에 반발한 Igbo족은 남동부 3개주를 묶어 1967년 5월 30일에 분리독립을 선언하며 Biafra를 건국하였다. Biafra는 남부해안의 만을 일컫는 Bight of Biafra에서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과 소련의 나이지리아 정부군(Hausa 정권) 지원에 의해 Biafra는 독립 선언 3년 만에 항복하였다. 전쟁 중에도 양쪽의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후 정부의 경제 봉쇄로 인해 많은 난민들이 굶주림에 죽어 나갔다. 3년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많은 어린 아이들이 기아에 목숨을 잃었다.

(종군기자였던 돈 매컬린(Don McCullin)은 900여명의 난민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캠프을 방문한 뒤 9세의 알비노 아이를 촬영하게 된다. 이 사진을 통해 국제사회가 Biafra 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변에 들어 본적이 있는 ‘국경 없는 의사회’ (Doctors without borders)의 첫 활동지가 Biafra 전장이었다. 당시 처참한 환경에서 난민 구조에 힘쓴 의사들이 전쟁 종결 이후 1971년 파리에서 설립한 NGO단체이다.

<Beer Competition and SABMiller’s Hero>

작년 이 시기에만 해도 아프리카에 진출한 대표적인 맥주 회사는 크게 5개로 나뉘었다. Castle로 유명한 남아공에서 시작된 SABMiller, 흑맥주 Guiness를 판매하는 Diageo, 네덜란드의 대표 맥주 Heineken, 프랑스의 Castel Group 그리고 Budweiser와 Corona로 유명한 벨기에 AB InBev이다. 하지만 작년 10월 AB InBev사에서 SABMiller를 100조 원에 인수한 이후 경쟁 구도는 실제로 4파전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거점 확보와 판매 확대를 위해 직접 맥주 공장을 설립하는 뉴스를 쉽게 찾아 볼수 있다. 예로 세계 2위 규모의 맥주 회사인 Heineken은 서부 아프리카 경제 중심지 중 하나인 코트디부아르에 2,000억 원을 투자하여 맥주 양조 공장을 설립하였다. 불어권 국가답게 코트디부아르에는 이미 프랑스 본사의 Castel Group 맥주 회사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 Heineken측에서 내놓은 전략은 ‘현지 생산과 함께 제품 현지화 전략’이다. 현지인들과 유대 관계를 만들어 초기에 시장 진출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가 Ivoire이다. Cote d’Ivoire에서 Ivoire를 브랜드명으로 사용하였고 영어로 상아해변을 뜻하는 Ivory Coast 의미의 연장선으로 코끼리를 로고화하였다.

(Heineken의 코트디부아르 진출을 위해 만든 현지 라거 맥주 브랜드 Ivoire)

대표적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예이다. 큰 틀에서는 글로벌을 지향하되, 신규 시장으로 진출시 철저히 현지화를 고려하는 것을 의미 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소니의 창업 멤버이자 회장인 모리타 아키오가 주창한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을 혼합하는 기업 원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이제는 더 이상 지역별 문화, 여건, 생활 양식을 고려하지 않고 현지에서 성공을 이끌 수 없다. 제품, 서비스, 유통 등 모든 산업에서도 현지화를 반영한 제품 개발 및 문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대이다.)

아프리카에 방문하면 국가별로 다양한 맥주들을 볼 수 있다. 국가마다 다양한 맥주를 마시는 것은 아프리카 방문의 또 다른 재미이다. 사실 앞서 본 Heineken의 코트디부아르 진출 전략처럼 국가별 다양한 맥주 브랜드들은 몇몇의 글로벌 맥주 기업들이 국가별로 진출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예로 SABMiller사측의 탄자니아 맥주는 Killamanjaro 산 이름에서 따온 Killimanjaro 맥주를 판매하고 있고, 잠비아에서는 빅토리아 폭포의 현지 이름인 Mosi를 사용하고 있으며, 우간다에서는 Nile River (나일강)의 Nile을 브랜드명으로 활용하여 현지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각 국가마다 SABMiller사 소유의 양조 공장에서 현지화 브랜드 맥주가 생산되어 유통되고 있다.

(탄자니아의 대표 맥주 Kilimanjaro)
(우간다의 대표 맥주 Nile Special)

나이지리아의 남동부 지역에 위치한 Onitsha 주 도심 안 스포츠 펍(Pub)에서는 “Oh Mpa.”를 외치며 바텐더에게 맥주를 주문하는 소리가 낯설지 않다. Hero 맥주의 또 다른 이름이다. Igbo족 언어로 ‘Oh Mpa’는 Oh Father를 의미 한다. 여기서 Father는 Igbo족만의 독립국가 설립을 위해 과거 Biafra 공화국을 선포한 이보족 출신의 추쿠에메카 오두메구 오주쿠(Chukwuemeka Odumegwu Ojukwu) 장군을 일컫는다. 비록 Biafra 독립을 위한 내전은 실패하였지만 Igbo족에게 이제는 고인이 된 오주쿠(Ojukwu) 장군은 영웅 (Hero)으로 남아 있다. Biafra 국기 안에 담겨 있는 반쪽의 노랑색의 태양을 HERO 맥주 로고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Hero 맥주를 즐겨 마시는 이들은 과거 Biafra 독립 전쟁을 겪은 세대뿐만이 아니다. 세대를 거치며 전해들은 젊은 세대들도 Hero 맥주를 즐긴다.

(SABMiller사의 나이지리아 현지 맥주 브랜드 HERO)

(Biafra 국기 안에 담겨진 노랑색의 작열하는 모습의 태양은 그들의 눈부신 미래를 상징한다고 한다. 하지만 동그란 형태가 아닌 반쪽만을 표현한 배경에는 과거 Biafra 독립 전쟁의 실패를 나타 낸다. 아마도 Igbo족은 감춰진 나머지 반쪽 부분이 떠오르는 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Hero 맥주의 로고에서 보이듯, Igbo족의 민족주의 모습이 강렬하게 담겨 있고 그들이 이 맥주를 즐겨마시는 이유이다. SABMiller측에서는 Hero 맥주 탄생 배경에는 그 어떤 정치적 및 역사적 의미가 없다고 한다. 현지의 소비자 공감을 얻고자 전략적으로 만든 브랜드이다. 가격도 기존 경쟁자들인 Heineken과 Guiness 등 Larger 맥주에 비해 40% 이상 저렴하다고 한다. 여기에 맛도 현지의 성향을 고려하였다. 맥주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홉 (hop) 함량을 유럽산 라거 맥주 대비 현저히 줄였다. 쓴맛은 덜하고 더운 날씨에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넘김이 경쟁력을 더했다. Igbo족이 갖고 있는 민족주의측면을 잘 고려하여 만든 Hero 맥주는 사실상 외국 맥주회사가 만든 브랜드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본인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나타내는 ‘현지 제품’으로 받아들인다. 브랜드을 향한 애정과 충성심(Loyalty)이 상당하다. Igbo족과 연계된 맥주 판매로 나이지리아의 다양한 부족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진출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 내 Igbo족의 수는 약 4천 만 명으로 추청된다. 이웃 국가 가나의 인구가 3천만 명 미만이다. Hero 성장세를 견제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현지 맥주 회사인 Nigeria Breweries PLC(Heineken이 대주주이다.)의 불공정한 행동은 소비자들로 부터 오히려 빈축과 불매운동을 일으켰다. 별도의 예산을 책정하여 맥주 유통 도소매상인들에게 Hero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12개 박스의 Star 맥주를 인센티브 (Incentive)로 제공하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NB PLC의 대표 맥주인 Star 맥주 판매가 해당 지역에서 급감하였다.

(나이지리아 대표 맥주 Star)

SABMiller는 2009년 나이지리아 Port Harcourt 지역의 현지 맥주공장 인수를 시작으로 진출하였다. 이후 Ilesha지역 맥주 공장을 인수하였고 Onisha 지역에는 2012년 맥주 양조 공장 설립에 1,000 억 원 이상을 투자하였다. 경쟁사인 Heineken과 Diageo에 비하면 늦은 진입이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경제 수도 라고스(Lagos) 진출을 전략적으로 피했다. 오히려 지역별로 철저하게 ‘현지화’를 모색하였다. 그 결과로 탄생된 것이 Hero 맥주이다. 과연 SABMiller사측이 초기 진출 부터 대표 자사 제품인 남아공 맥주 Castle을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생산하여 판매하였다면 지금처럼 성공적인 진입을 할 수 있었을까? 남아공 기업의 진출 실패 사례로 다뤄졌을 것이다. 아프리카로의 진출은 같은 대륙에 있는 타 국가의 기업들에게도 어려운 난제이다. 호텔과 카지노를 운영하는 썬 인터내셔널(Sun International), 소매상인 울워스(Woolworths), 식품 생산회사인 타이거(Tiger) 등 나이지리아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던 상당수의 남아공 기업들이 나이지리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였다. 글로벌 시대에 이제 세계는 하나의 무대로 통합되고 있지만 본국에서의 성공 방정식이 이웃 국가에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세계 최대 맥주 기업인 AB InBev(버드와이저와 코로나 등 소유)가 아프리카 및 남미 등 신흥시장 (Emerging Market)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SABMiller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당연한 선택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레버리지(leverage)를 하겠다는 것이다. SABMiller사는 뒤늦게 나이지리아에 진출했지만 HERO맥주의 성장으로 성공적인 진출로 평가 되고 있다. 그들의 성공에는 현지의 문화, 역사, 심리를 고민하고 반영하여 특정 소비자층으로부터 단기간 내 선택을 이끌어 냈다. 아프리카는 참으로 다양하다. 다양한 민족과 언어 그리고 역사가 존재한다.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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